KB금융 부문장 투톱 ‘인니 적자 끊고 디지털 전환’ 드라이브
최정아 기자
2025/01/09 17:50
2025/01/09 17:50
글로벌 부문에 前 은행장 이재근
인니 'KB뱅크' 흑자 전환 해법 주목
이창권, 디지털 금융 경쟁력 확보 고삐
양종희 회장 '특명' 완수 여부 관심사
관전 포인트는 글로벌 부문이다. KB금융은 그룹 차원에서 인도네시아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는데, 핵심인 KB뱅크(구 부코핀은행) 포함, 5곳의 실적이 부진한 실정이다. 그만큼 이재근 부문장의 어깨가 무겁다. 그는 행장 시절 KB뱅크 첫 흑자전환 달성, 캄보디아 KB프라삭은행 출범 등 굵직한 글로벌 성과를 이뤘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인해 눈에 띄는 실적 개선세를 기록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디지털·IT 부문을 지휘하게 될 이창권 부문장도 중책을 맡게 됐다. 양 회장이 AI(인공지능)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기 때문이다. 이번 조직 개편에서 AI센터가 두 곳으로 확대돼 인력들이 대거 배치됐다. 치열해지는 금융권 AI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읽힌다. 이창권 부문장은 KB국민카드 사장시절 KB pay 플랫폼을 고도화 시켜 AI 개인화 마케팅 사업을 추진한 경력이 있는 만큼, 그룹 내 AI 사업 확장을 위해 전문 인력을 적극 영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 회장은 성과가 뚜렷한 대표이사들을 지주 총괄 부문장으로 영전하는 파격인사를 단행했다. 취임 1년차에 순이익 5조 클럽을 달성하는 등 역대급 실적을 낸 만큼, 2년 차에는 미래성장 사업에 공들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핵심 계열사 경영을 총괄했던 대표이사급 인물인 만큼, 안정적으로 그룹 청사진을 그릴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가장 눈에 띄는 조직은 이재근 부문장이 총괄하는 글로벌 부문이다. KB금융은 '해외 사업 후발주자'로 꼽히지만, 가장 높은 직제인 '부문'격으로 삼으며 그룹 차원에서 공들이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적극 추진해온 인도네시아 시장이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그룹 계열사 7곳이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했지만, KB국민은행 자회사 KB뱅크의 적자 폭이 작년 3분기 기준 2780억원대로 크게 벌어졌다. 인도네시아 진출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 KB뱅크 실적이 고꾸라지자 계열사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등 자회사들도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양 회장은 '3X3' 글로벌 전략을 추진한다. 지역 커버리지를 동남아·선진국·신대륙 시장으로 구분하는 한편, 투자 방식을 SI(M&A) 투자·제휴·FI(지분투자) 전략으로 다변화한다는 의미다. 이 부문장은 행장 시절 인도네시아 KB뱅크의 첫 흑자전환을 달성하고, 캄보디아 프라삭은행을 출범시키는 등 다양한 글로벌 경영 역량을 쌓아왔다. 이에 양 회장의 글로벌 전략에 발 맞춰 글로벌 실적 개선을 위한 대응방안을 고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 부문을 맡은 이창권 부문장은 금융권 AI 경쟁에서 선두를 잡아야한다는 과제를 안고 임기를 시작한다. 올해 조직개편을 통해 KB금융은 AI센터 조직을 2곳으로 확대했다. 그동안 30여명 인력으로 AI센터가 구성됐는데, 이를 두 배로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KB금융은 AI 전문인력 상시 채용을 진행하는 등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부문장은 KB국민카드 사장을 맡았던 당시, 최근 카드업계 트렌드로 자리잡은 플랫폼과 AI를 활용한 초개인화 마케팅 사업으로 성과를 냈다. KB국민카드 대표 플랫폼 KB pay 가입자 수를 1300만명까지 늘리고, 고객 소비성향을 분석해주는 AI플랫폼을 도입하는 등 계열사 가운데 가장 AI와 디지털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이다. 더불어 이 부문장은 그룹 계열사 플랫폼 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 관계자는 "연속성 있는 경영역량 발휘를 위해 계열사 대표이사들을 지주 부문장으로 선임했다"며 "조직 내 다양성 확보 차원에서 계열사 교류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