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회장 자사주 사랑…주가 반등세 이끈 책임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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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을 외치는 금융지주 회장과 임원들이 적극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한 것이 새해 주가 상승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작년말 주당 5만6800원까지 떨어졌던 하나금융그룹 주가는 함영주 회장과 주요 경영진의 자사주 취득 효과로 인해 3.2%의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정상혁 행장을 비롯한 주요 임원이 7837주의 자사주를 매입한 신한금융그룹은 주가 상승률 4.4%를 기록했다. KB금융과 우리금융 역시 주요 임원의 자사주 매입 효과가 주가 상승으로 나타났다.

내달부터 발표될 2024년 경영실적과 주주가치 제고 방안에 대한 기대가 높은 가운데, 주요 경영진의 자사주 취득이 '책임경영' 측면에서 투자자의 기대감을 확신으로 바꾸는데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자사주 1만8937주를 보유, 금융그룹 회장 중 가장 많은 자사주를 갖고 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1만5132주,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1만주로 뒤를 이었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은 5914주를 보유하고 있다.

가장 최근 자사주를 취득한 금융그룹 회장은 함영주 회장이다. 작년 12월 27일 5000주를 장내 매입했다. 이와 함께 이승열 부회장(하나은행장), 강성묵 부회장(하나증권 대표이사) 등 주요 경영진들도 4350주를 사들였다. 총 9350주에 달한다.

신한금융의 경우 올해 들어 전상혁 신한은행장을 비롯한 이용호 신한금융 준법지원파트장(상무) 등이 총 7837주의 자사주를 취득하기도 했다. KB금융은 작년 12월부터 이달까지 경영진들이 5074주를, 우리금융은 작년 12월에 6198주를 매입했다.

기업 경영진의 자사주 취득은 책임경영이라는 측면에서 대표적인 주가 부양책으로 꼽힌다. 회사의 성장을 꼭 이루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거나, 자신감을 보여주는 행위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함영주 회장 역시 본인과 주요 경영진의 자사주 취득의 이유로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로 주가가 저평가된 상황에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이 실질적인 주주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그룹의 최고경영자가 직접 주식 매입을 통해 책임경영을 실천하고 주주들의 신뢰에 보답하기 위한 취지'라고 밝히기도 했다.

4대 금융그룹 주가는 고환율·국내 정치적 불확실성·경기침체 우려 확산 등에 타격을 받은 국내 주식시장 상황으로 인해 작년말부터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새해 들어 이들 주가가 반등하기 시작했다. 투자자들이 내달부터 예정된 2024년 경영실적 발표와 주주환원 방안을 기대하고 있는 덕분이다. 4대 금융그룹은 안정적 실적과 이를 기반으로 한 주주환원 정책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관심을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지주 회장을 포함한 주요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책임경영 측면에서 지난해 발표한 밸류업 정책을 흔들림 없이 이행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즉, 투자자의 기대감이 확신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4대 금융그룹의 주가를 살펴보면 지난 10일 종가 기준 KB금융 8만7800원, 신한금융 4만9850원, 하나금융 5만8600원, 우리금융 1만5500원으로 2일 종가와 비교해 각각 5.3%, 4.4%, 3.2%, 1.4% 올랐다.

금융권 관계자는 "취득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주요 경영진의 자사주 취득이 주주가치 제고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미미하다"며 "그럼에도 책임경영 측면에서 투자자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