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값 상승에 물가 부담 여전…얼어붙은 소비심리 언제 살아나나
세종
이정연 기자
2025/01/12 16:54
2025/01/12 16:54
美 지표 서프라이즈로 환율 상방 압력 커져
골목상권 연말 매출 뚝…고물가 영향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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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세종시 도담동에서 마트를 운영하는 한모 씨(남·58세)는 골목상권 경기에 대해 이같이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영업이익도 못 남기고 있다는 한 씨는 "소매점들이 마진이 많아야 20%인데, 20%에서 관리비, 인건비 다 주고 나면 가져가 봐야 몇 프로나 되겠느냐"며 "지난달에는 (연말인데도 불구하고) 매출이 평년 대비 25~30%는 더 줄었다"라고 토로했다.
누적된 고물가에 시민들의 지갑이 닫힌 지도 오랜데, 지난달은 특히나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며 소비심리가 더 크게 줄어든 것 같다는 설명이다. 한 씨는 "우리나라 물건은 대부분 원자재 수입해서 만드는 건데 환율이 높다 보니 수입가가 오르면서 생산원가도 높아지고, 그렇게 물가도 오르면서 가격이 너무 비싸지니까 사람들이 (물건을) 많이 못 사는 게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이런 추세는 이번달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임광현 의원실(더불어민주당)에 한국은행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의 환율 상승은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을 0.05~0.1%포인트(p) 정도 높인 것으로 추정된다. 한 달 남짓한 기간의 고환율 추세가 당장 월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최대 0.1%p 끌어올린 셈인데, 이런 추세가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소비심리 선행지표 격인 한국은행이 집계한 뉴스심리지수(NSI)는 지난 6일 기준 93.29로, 전월 같은 날(88.67) 대비 4.72p 오르며 소폭 개선된 모습을 보였지만 실생활에서 서민들이 느끼는 소비침체는 생각 이상으로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같은 지역 1인 가구와 젊은 세대가 밀집된 상권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김모 씨(여·48세) 역시 "10년 동안 여기서 카페를 운영했는데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코로나19 때보다 더 매출이 안 나온다"며 "오히려 코로나 때는 삼삼오오 부부끼리라도 많이 왔는데 올 초는 회식을 빼면 사람들 모임도 전반적으로 줄어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 씨는 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소비 패턴 변화도 큰 것 같다고 밝혔다. 김씨는 "요즘 아이들 사교육비가 많이 들어가다보니 주변 엄마들이 다 일을 시작하고, 동네에서 쓰기보다 평상시 소비는 아끼고 주말에 놀러가거나 해외에서 크게 쓴다든지 하는 식으로 바뀌었다"며 "주말에 아이들과 스키장에 갔더니 거기는 미어터지고, 상권 분석차 대형 카페에 가보니 거기에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