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눈앞…이란 핵협상·가자 전쟁 종식 여부에 촉각
김도연 기자
2025/01/13 10:32
2025/01/13 10:32
미, 이란 핵시설에 선제 타격도 검토…"양측 협상 쉽지 않을 것"
구체적인 종전 방식 나오지 않았지만 친 이스라엘 정책 가능성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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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트럼프 2기에 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중동 가자지구 전쟁이 종식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극심한 경제난과 무력 분쟁을 겪으며 전례 없는 위기에 처한 이란은 강력한 제재뿐만 아니라 군사력 행사 가능성까지 내비치는 트럼프 행정부를 다시 만나 더 심각한 위기에 몰린 모양새다.
트럼프 1기 때 경제·군사적 협력을 통해 이익을 얻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도 미국과 다시 한번 보조를 맞출 채비를 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트럼프 행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이어 나가며 지역 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집권 1기 때보다 이란에 더 강경한 입장이다. 중동 내에서 이란의 무력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 경제 제재뿐 아니라 이란 내 핵시설을 선제 타격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서방의 제재가 강화된 2012년 이후 이란의 경제는 악화일로를 걸어왔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그간 이란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절반에 가까운 45%가 감소했다.
화폐 가치는 지난 1년 사이에만 40%가 급락했고, 지난해 11월 기준 연간 물가상승률은 37%를 기록했다. 학교와 정부 시설 등이 수시로 정전되는 등 만성적인 전력난에도 시달리고 있다.
팔레스타인 내 이란의 핵심 동맹인 하마스는 1년 넘게 이어진 이스라엘과의 전쟁에서 크게 타격을 받았고, 이란의 가장 강한 동맹 세력인 레바논의 헤즈볼라도 지난해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지도부 상당수를 잃었다.
궁지에 몰린 이란이 협상력을 얻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핵무기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지만, 이란은 "건설적인 협상을 개시할 준비가 돼 있다"며 트럼프 차기 행정부에 대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과거 트럼프 당선인이 이란 기관이 자신을 암살하려고 했다고 주장하는 등 오랜 악감정이 있는 상황에서 양측의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11월 대선 승리 연설에서 "전쟁을 멈출 것"이라고 선언했던 트럼프 당선인은 아직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 구체적인 종전 방식을 내놓지 않고 있다. 분명해 보이는 건 이스라엘에 유리한 정책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팔레스타인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극단적인 친이스라엘 인사인 마이크 허커비를 주이스라엘 대사로 임명했다. 차기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임명된 마이크 왈츠 역시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해 "이스라엘이 일을 끝내도록 내버려둬야 한다"고 주장한 인물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까지 불과 1주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그의 취임 전까지 휴전이 성사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지난 11일 트럼프 당선인이 임명한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가 이스라엘로 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났지만, 아직 휴전 협상은 안개 속에 머물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