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식 초대 못받은 EU 수장…미국-유럽 갈등 재점화 우려
김현민 기자
2025/01/13 13:54
2025/01/13 13:54
폰데어라이엔 EU 위원장, 취임식 불참 예정
최근 폐렴 앓아 새해 2주간 공식일정 취소
트럼프 1기 정부부터 이어진 갈등 심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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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등 외신들에 따르면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 초대장을 받지 못해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라 피뉴 EU 대변인은 10일 브리핑에서 기자들에게 "그(폰데어라이엔 위원장)가 초대를 받으면 지켜볼 것이지만 현재로썬 (취임식에 참석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방문 일정을 잡을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은 가운데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최근 폐렴을 앓아 새해부터 2주간의 공식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회복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회동이 성사될지는 더 불투명해졌다.
EU는 그동안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고위 인사들과 일관된 의사소통 채널을 형성하는 데 난항을 겪어 왔다.
트럼프 당선인은 유럽이 미국을 나쁘게 대하고 있다고 거듭 불평하며 EU에 관세를 부과하고 방위비 지출 요구에 강경하게 대응하겠다고 공언했다.
양 측의 갈등은 트럼프 당선인의 1기 행정부 시절부터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재임 시절 유럽과의 무역에서 미국이 불공정한 대우를 받고 있다며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한 강력한 관세 정책을 시행했다.
아울러 그는 유럽국가들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방위비 분담에 충분히 기여하지 않는다며 독일, 프랑스 등 주요 나토 회원국들과 긴장 관계를 형성했다.
이 때문에 이번에 EU에 초대장을 보내지 않은 것이 미국과 유럽의 갈등을 재점화하는 조짐으로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과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이사회 의장은 9일 공동성명을 통해 "우리는 공통의 가치와 공동의 관심사를 바탕으로 차기 미국 행정부와의 긍정적인 관계를 기대한다"며 "험난한 세상에서 유럽과 미국은 함께하면 더 강해진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전례를 깨고 이번 취임식에 여러 국가의 정상들을 초청했다. 그동안 정상들은 안보를 우려해 참석하지 않는 대신 외교관을 파견했다.
초대장을 받은 인사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 등이 있다. 시 주석은 참석하지 않고 최고위급 특사를 파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