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GL 데뷔전서 대패 당하고도 내내 웃은 타이거 우즈
정재호 기자
2025/01/15 13:59
2025/01/15 13:59
우즈의 주피터, LA 팀에 1-12 완패
즐거운 분위기 속 우즈 샷도 들쭉날쭉
“걷는 것 문제 아냐, 경기력 안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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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가든스의 소파이센터에서는 TGL 2주차 로스엔젤레스(LA)와 주피터의 대결이 펼쳐졌다. 이날 저스틴 로즈, 콜린 모리카, 사히스 시갈라로 구성된 LA 팀은 우즈, 케빈 키스너, 맥스 호마가 나선 주피터 팀을 12-1로 완파했다. 선수들은 전체 15개 홀 승부에서 첫 9개 홀에서 공을 번갈아 치는 트리플 방식으로 싸웠고 나머지 6개 홀은 한 선수가 두 개 홀씩 일대일 대결(싱글 매치)을 펼쳤다.
경기 내용 자체는 싱거웠다. 우즈의 주피터 팀이 첫 8개 홀에서 1-6으로 뒤졌고 LA 팀이 9번 홀에서도 승리하며 점수 차를 8-1까지 벌리며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우즈는 많이 걷지 않아도 되는 TGL에서 실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 받았으나 첫날은 그렇지 못했다. 샷을 물에 빠뜨리거나 벙커를 한 번에 탈출하지 못하는 등 실수를 저질렀다. 로즈와 일대일 대결을 진행한 10번 홀(파5·616야드)에서 그는 해머(홀 배점 2점)를 던졌으나 15피트(약 5m) 파 퍼트를 놓치며 보기로 비겼다. 승부가 갈린 상황에서 맞은 13번 홀(파4·464야드)은 한 벙커에서 샷을 두 번이나 해 더블보기를 저질렀다. 이 홀은 로즈가 1점을 가져갔다.
반대로 잘한 샷도 있었다. 우즈는 1번 홀에서 첫 번째 TGL 드라이브를 정확하게 성공시키며 자신감을 얻었다. 5번 홀에서는 8피트(약 2.5m) 파 퍼트를 넣었다.
TGL 공식 홈페이지는 이날 우즈가 20개의 샷으로 2시간이 조금 넘는 경기를 마쳤다며 "상대의 일방적인 득점에도 경기 내내 미소를 잃지 않았다"고 전했다. 특히 계속 불안하던 팀 동료 키스너의 14번 홀 벙커샷이 깃대 중앙을 맞고 튕겨나가자 옆에 서 있던 우즈는 폭소를 터뜨렸다. 평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는 보기 힘든 우즈의 모습이었다.
우즈는 경기 후 플로리다 지역신문 팜비치 포스트를 통해 경기력이 불만족스러웠지만 즐거운 하루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즈는 "재미있었다"며 "우리는 많은 샷을 날렸고 관중들은 프로들도 얼마나 안 좋을 수 있는지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오늘 보니까 골프 실력이 전혀 없었다"고 농담을 던졌다. 그러면서 "걷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내 경기력이 좋지 않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장에는 우즈의 TGL 데뷔전을 보기 위해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 테니스 전설 서리나 윌리엄스 등이 참석해 눈길을 모았다. 윌리엄스는 "타이거 우즈의 반대편에서 응원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알게 됐다"며 웃으며 "골퍼들의 개성을 엿볼 수 있고 빛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그들의 새로운 모습은 멋졌다"고 말했다.
첫 경기를 마친 우즈와 주피터 팀은 27일 로리 매킬로이의 소속팀 보스턴 팀과 경기한다. 외신들에 따르면 이 경기가 끝난 후 우즈는 2월 25일 더 베이 팀과 맞붙을 때까지 약 한 달간 휴식을 취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미국 지상파 CBS스포츠는 "대부분의 골프 팬들은 15회 메이저 챔피언의 경기를 보고 매우 기뻐했다"고 총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