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서 현대무용 보고, 축구장서 연극 볼까”

다원예술축제 '페스티벌 봄' 27일 개막

전혜원 기자|2010/03/17 13:39
 윌리엄 포사이스의 '덧셈에 대한 역원'
[아시아투데이=전혜원 기자]미술관에서 현대무용 공연을 감상하고, 월드컵경기장에서 연극을 보면 어떨까.

이 모든 것이 가능한 기회가 열린다. 현대무용, 연극, 미술, 음악, 영화,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를 접목한 국제다원예술축제 '페스티벌 봄'이 27일부터 5월 4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아르코미술관, 서강대 메리홀 등 10개 장소에서 개최되는 것.

2007년 '스프링웨이브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축제로, 현대예술의 최신 조류를 접할 수 있는 자리다.

올해는 국내외 26개 작품이 소개된다. 대학로 아르코미술관 무대에 올려지는 올해 첫 작품은 발레를 현대적으로 변형한 안무로 유명한 윌리엄 포사이스의 '덧셈에 대한 역원'이다. 그는 27~28일 실과 안개를 활용한 독창적인 즉흥 무대를 선보인다.

포사이스의 촉망을 받는 무용수 파브리스 마즐리아와 이오아니스 만다푸니스도 아르코미술관에서 'P.A.D'라는 독특한 무대를 연출한다. 8m 너비의 정사각형 나무 상자 안에서 두 사람의 신체가 서로 기형학적인 관계를 만들어내고, 관객은 이를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다.

한국작가 정연두의 '시네매지션'(4.26~27, 서강대 메리홀 대극장)은 마술과 영화가 등장하는 퍼포먼스다. 정연두가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작업으로, 마술사 이은결의 마술쇼를 스크린에 비추면서 진실과 허구의 관계를 유쾌하게 풀어낸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세계적인 작가 윌리엄 켄트리지의 퍼포먼스 '나는 내가 아니고, 그 말은 내 말이 아니다'(4.19, 아크로예술극장 대극장)도 주목할 만하다.

실험적인 작품으로 유명한 우스터그룹 출신의 크리스 콘덱은 31일 서강대 메리홀 대극장에서 '죽은 고양이의 반등'을 선보인다. 관객의 입장료를 실시간으로 런던 주식시장에 투자하고. 주가에 따라 벌어지는 '드라마'가 극의 내용이 된다. 제목은 '주가가 떨어져도 잠깐 뛰는 시기가 있다'는 뜻이다.

5월 4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지는 마시모 푸를란의 '우리는 한 팀'은 2002 월드컵 16강전 한국과 이탈리아의 경기를 재현한다. 경기장에는 토티와 안정환 역을 맡은 두 배우만 스피커 속 중계, 함성과 함께 뛰어다닌다.

벨기에 예술가 마레이스 블로뉴의 '해부학 수업'(4.13~14,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의 주인공은 손뜨개질로 만든 인조 아기이다. 섬뜩할 정도로 섬세하게 만들어진 아기의 몸속으로 내시경을 넣어 영상으로 보여준다.

'영매'(4.9~18, 정보소극장)에서 미국의 비주얼 아티스트 캐서린 설리번이 극단 여행자의 기존 여러 작품을 해체해 재구성한다.

이밖에 한국 작품으로는 무대예술가 정금형, 미술평론가 이정우, 디자이너 잭슨홍의 '기술적 문제'(4.23~24,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안무가 이나현과 철학자 서동욱의 '어떤 모순'(4.24~25, 서강대 메리홀 소극장) 등이 선보인다. 02-741-3931

 윌리엄 포사이스의 '덧셈에 대한 역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