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박근혜, 교각살우의 우를 범하다
백대우 기자
2012/10/22 01:29
2012/10/22 01:29
후보 스스로의 지행합일 없이는 지지율 반등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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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지난 1998년 펴낸 자신의 에세이집 ‘고난을 벗삼아 진심을 등대삼아’에서 한 말이다. 정도를 벗어난 자기 중심적 사고로는 절대 문제를 풀 수가 없다는 언급이다.
박 후보는 21일 대선 정국의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한 정수장학회 문제를 풀고자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입장을 내놨다.
그는 회견을 통해 자신과 정수장학회는 무관하며, 정수장학회 이사진이 직접 나서 정치적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를 풀어갈 주체는 자신이 아닌 정수장학회라는 전제를 깐 것이다.
상대 정파는 물론 박 후보를 지지하는 측에서도 그의 원활한 대권 행보를 위해 ‘통 큰’ 모습을 기대했다. 하지만 이날 박 후보의 언급은 기존의 ‘제3자적 입장’에서 반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이와 함께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 또한 기존의 ‘사퇴 불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그를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박 후보는 또 “부정부패로 지탄을 받던 김지태 씨가 징역형을 피하기 위해 부일장학회를 헌납했다”는 취지의 언급과, 법원 판결이 헌납 과정에서의 ‘강압’을 인정하지 않았던 것처럼 부연해 거센 후폭풍을 낳았다.
박 후보는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으로부터 산업화의 유산과 독재 정치라는 부채를 함께 물려 받았다.
유산 규모가 부채 보다 크다고 빚이 없는 것은 아니다. 10원이라도 빚이 있으면 갚아서 털어야 채권-채무 관계가 해결된다.
그는 자신의 에세이집을 통해 “사람들이 약해지고 불행해지는 이유는 언제나 행복하기만을 바라고 불행을 허용치 않으려는 어리석음 때문”이라며 “세파를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행여 이 모든 것을 헤쳐나감에 있어 도리를 다 하지 못할까 그것이 두려운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진정으로 남의 입장이 돼 생각해줄 수 있는 사람은 너도 나도 좋아한다”며 “그런 입장이 돼야 비로소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얻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미 해결 방안을 그 스스로 익히 알고 있는 것이다. 결국 박 후보의 지지율 반등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지행합일(知行合一)’이 완성될 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