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100세 시대] 은퇴후 더바쁜 장국현 전 전경련 본부장

*"성공 은퇴 비결은 결국 사람이다"

김문관 기자|2012/11/25 11:54
"중요한 것은 결국 사람이다. 스스로 자존감을 높여라" 장국현 주한인도상공회의소 사무총장 겸 광주광역시 투자유치본부장이 30~40대 국민들에게 강조한 말이다.

아시아투데이 김문관 기자 = 첫 눈에도 바빠 보였다. 

지난 22일 서울 역삼동 강남파이낸스센터에서 만난 장국현 전 전경련 본부장(58)은 보자마자 은퇴 후 새로생긴 명함 2개(주한인도상공회의소 사무총장, 광주광역시 투자유치본부장)를 내밀었다. 

그는 "2009년 퇴직후 클라이밍(암벽등반) 및 선교활동 등 가외로 하는 활동을 더하면 정말 하루가 부족할 지경입니다. 은퇴 후 더 바빠졌네요"라며 밝게 웃었다.

실제로 장 본부장의 이날 스케줄은 빠듯했다.

그는 오전에는 산업계 최고경영자들과의 성악 모임을 가졌고, 오후에는 인도기업 관계자와 면담한다고 했다. 

또 저녁에는 광주광역시청 내 투자유치 본부로 내려간다.

이처럼 '빛나는 100세시대'를 살아가는 장 본부장과의 유쾌한 만남을 소개한다.

장국현 주한인도상공회의소 사무총장(오른쪽 네번째)가 인도기업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성공적인 은퇴 비결은 결국 사람입니다."

장 본부장은 "결국 사람이다"고 운을 땠다. 

실제로 그의 젊은시절은 '사람에 대한 호기심'으로 점철돼 있었다. 

그는 전경련서 국제협력 부문의 최고 권위자였다. 재직시절 60여개국을 직접 발로 뛰며 우리기업의 해외진출 최일선에서 많은 일을 했다. 

전경련의 독일경제인연합회 파견, 첫 해외사무소설립, 국제기구 연차회의 사무총괄 등이 그의 업적이다.

그는 "다양한 국가, 다양한 이슈, 그리고 다양한 인종과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을 다루는 일은 매우 도전적이었지만 또 항상 가슴이 뛰는 일이었다"며 "또 이때 쌓은 경험과 사람이 결국 은퇴후에도 2개의 직업을 갖게하는 비결이 됐다"고 밝혔다. 그가 본 젊은 시절의 자산이 '돈이 이니라 사람'이었다는 의미이다.

그는 "젊을 때는 남을 의식하면서 살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면서 자신을 비우고 다른 걸 더 크게 채워가게 된다"며 "자신이 소중하면 남도 소중해진다. 대학때부터 이기적이 돼야한다고 누차 강조해왔다. 자신을 사랑해야 일에도 열정이 생기고 타인도 소중하게 여길 수 있다는 생각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가 뽑은 또 하나의 성공비결은 흔히들 요즘 얘기하는 '인문학과의 융합'이다.

그는 "일 외에도 다른 세상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전경련 도서자료실 수백권의 책에 직접쓴 메모들이 남아있을 것이다"며 "디자인, 문학, 미술 분야의 관련서적도 많이 읽었다. 탱크만 봐도 아기 젖병 디자인을 떠올려야하는 게 발상의 전환이다"고 조언했다.

◇ "가외활동도 더 많이합니다."

그는 50년이상 서울 평창동 근처의 교회를 꾸준히 다니고 있다. 

전란을 피해 대구광역시에서 태어났으나 서울 평창동으로 자리를 옮기고 오래 살았다. 이런 관계로 30~40대 지인들로부터 인생에 대한 조언 요청도 많이 듣고 있다.  

특히 그는 은퇴 후 2010년 가을에는 '한국 등산학교'에 들어가 6주 동안 서울 도봉산에서 암벽등반을 배우고 무사졸업했다. 

그는 "수백미터의 암벽을 올라갔다 내려오는 일이 경험이 전혀 없는 나에게는 고통이었고 몇 번이고 포기할 뻔 했지만, 결국은 해냈다"고 자부했다.

앞서 1999년부터는 문화 예술계 전문가들 60여명이 모이는 '문화마당'이라는 모임에 참가중이다. 

음악, 미술, 춤, 사진 등 다양한 분야의 꾼 들 속에 끼어 각종 공연에 가고 교류를 하고 있다.

그는 "다만 재테크에 있어서는 국민연금을 제외하고는 거의 하지 않았다"며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사람이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