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100세 시대] “은퇴 준비 72법칙 알면 효과 2배”
김은숙 우리은행 웰스 어드바이져의 100세 시대 투자 전략.
송기영 기자|2013/02/27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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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하면 생각나는 것은?'이라는 질문으로 설문조사를 하면, 서양인들은 '즐거움, 기쁨, 여유'라고 답하지만 한국사람은 '우울함, 외로움, 빈곤'이라고 답한다고 한다.
이와 같이 오래 사는 것에 대한 기대보다 두려움이 앞서는 이유는 한마디로 준비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옛말에 100리 길을 갈 사람은 세끼 밥만 준비하면 되지만, 만리 길을 가는 사람은 석 달 양식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100세를 준비해야 하는 사람은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글로벌 금융위기 지속과 저금리·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열악한 환경에서 은퇴준비를 위한 현명한 방법과 구체적 실행방법을 예시를 통해 제시해 보려 한다.
첫째, 은퇴준비를 시작하는 최적의 시기는? 나이 불문하고 빨리 시작하는 것이 최선이다. 일반적으로 목돈을 마련하는 데는 투자원금을 증가시키는 방법, 투자수익률을 높이는 방법, 시간에 투자하는 방법 등이 있다. 한정된 수입으로 투자원금을 증가시키거나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투자수익률을 높이는 방법에는 한계가 있다. 시간에 투자하는 즉 빨리 시작해서 오래 투자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은퇴자산 마련 방법이다.
장기 복리 투자의 유용성을 설명할 때, 자주 인용되는 것이 '72법칙'이다.
72법칙이란 복리이율로 어떤 금액의 가치가 두배로 증가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계산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100만원을 연 5%(세후 수익율)로 저축해 200만원을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은 72/5=14.4년이 걸린다. 금리가 연 10%라면 7.2년, 기간이 절반으로 준다.
20대 중반에 직장생활을 시작해 5년만에 종자돈 5000만원을 마련했다고 가정해 보자. 투자수익률 연 7.2% 복리 투자 가정 시 72법칙을 적용하면 10년이 걸린다. 30세 원금 5000만원이 40세에 1억, 50세에 2억, 60세에 4억이 된다.
은퇴자금 마련을 위한 기본적인 프로세스 |
둘째, 은퇴준비와 다른 재무목표(자녀 교육비 등)와의 우선순위는? 부모의 은퇴준비와 자녀 교육 중 어떤 것이 더 중요할까. 정답은 둘 다 중요하다. 부모의 안락한 은퇴생활도 중요하고, 자녀의 미래도 중요하다. 적절한 균형 유지가 최선이다. 은퇴준비를 못한 사람들의 원인을 파악한 결과, 두 가지로 요약된다. 자녀 교육비 부담과 주택마련을 위한 대출금 상환이다.
유치원에서 고등학교 졸업까지는 14년이 걸린다. 자녀교육에 들어가는 비용을 월 50만원으로 가정하면 총 8400만원이 든다. 자녀가 둘이면 1억 6800만원. 사교육비 지출액 월 100만원 중 20~30%는 부모의 은퇴준비를 위한 연금저축상품에 가입한다면, 결과적으로 부모와 자녀 모두의 미래를 위한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다.
또한 주택마련을 위한 대출금액을 1억원만 줄인다면, 대출금리 연 5% 가정 시 연간 500만원을 연금저축상품에 가입할 여력이 생긴다.
셋째, 은퇴시점은 최대한 늦추는 것이 좋다. 이것은 본인의 의지와 노력에 따라 결정된다. 시대상황에 맞춰 퇴직연령이 점차 늦춰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체로 55세에서 60세 사이에 정년퇴직을 하게 된다. 100세시대를 303040의 시대라고 표현하는데, 30년 공부하고 30년 벌어서 40년 은퇴생활을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저금리·저성장 시대에는 은퇴에 대한 패러다임도 변해야 한다. 30301030의 시대, 즉 30년 공부하고, 30년 벌고, 10년을 더 벌면서 여유 있는 시간을 즐기고, 30년 은퇴생활을 한다.
10년은 반만 은퇴하는 것이다. 재무적·정신적·신체적 건강을 위해서도 제2의 직업은 유용한 은퇴자산이다. 40대 중반부터는 제2의 직업을 위한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대학생들이 원하는 직장에 취직하기 위해 몇 년을 노력하듯이, 정보를 수집하고 필요한 자격증을 취득하고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