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더 내고 혜택 크게 받는 게 복지강화의 길”

[희망100세] 킹스턴 종합병원 시니어 담당 수간호사 인터뷰

이정필 기자|2013/05/21 14:56
맞춤형 복지, 영국에서 길을 묻다 무상의료·연금제도 손질하는 영국

킹스턴 병원 최은경 수간호사 /사진= 영국 기획취재팀

헨든(영국)/아시아투데이 김종원·이정필 기자 = “한국은 세금이 지나치게 낮은데 비해 복지는 선진국 수준을 꿈꾸고 있습니다. 이는 어불성설이죠. 국가의 의료나 복지제도는 이에 걸 맞는 세금 책정이 우선돼야 합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윔블던에서 만난 최은경 킹스턴 종합병원 시니어 책임간호사(38·여)는 영국의 세금 20%대가 너무 높아 한국에서 당장 실현하기 어렵겠지만 점차적으로 세원의 확보와 함께 그에 따른 정책이 진행돼야 지속적이고 일관된 복지정책이 자리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세대 간호학과를 나와 삼성 서울 병원에서 일했던 그녀는 2001년 영국으로 건너갔다. 이 후 영국간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NHS(국가의료서비스, National Health Service) 소속으로 킹스턴 병원 통원수술센터를 관장하고 있다.

“한국의 국가재정과 그에 상응하는 의료나 복지서비스, 세금에 맞춘 국민의 요구와 보상은 공정하게 이뤄져야 합니다. 영국은 수입의 20%가 세금으로 나갑니다. 우리나라는 10%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복지강화를 원한다면 그만큼의 세금을 더 내야 하겠지요.”

10년 넘게 런던시내 종합병원의 수간호사로 근무하면서 무상의료 시스템의 장단점을 피부로 느낀 그녀는 영국의 복지 기반에 기초한 우리만의 모델을 찾는 방안에 무게를 실고 있다.

“국가가 너무 많이 퍼주면 국민은 나태해져 일할 생각을 안 합니다. 영국은 일하지 않고 복지수당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너무나 많습니다. 열심히 일하면서 많은 세금을 내 그들을 먹여 살린다면 형평성에 어긋나고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겠죠. 

그러나 한편으로는 국가에서 책임지고 보호해야 하는 사회적 약자도 많을 것입니다. 당장의 혜택보다는 중장기적 프로젝트나 프로그램을 통해 이들이 자립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게 중요합니다. 결국 그 사람들이 사회에 나가 일하면서 세금을 내고, 국가는 받은 재정을 또 다른 대상이나 분야의 발전을 위해 사용하는 선순환의 작업을 계속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맞춤형 복지, 영국에서 길을 묻다’ 해외 기획취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을 받아 연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