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스 조난 한국인, 에콰도르 수색작전으로 생환
구조 위해 헬기 매일 띄워…조난 사흘만에 무사히 발견
29일 외교부에 따르면 노 모(22)씨는 지난 24일(현지시각) 에콰도르를 방문했다가 해발 4700미터(m)를 웃도는 피친차산 정상 부근에서 길을 잃고 현지 911에 조난 신고를 했다.
신고 당시 해가 떨어질 무렵이었으며 언어 문제로 노 씨와 911 간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또 고산지대라 휴대전화 신호가 제대로 잡히지 않아 수색에 난항이 거듭됐다.
에콰도르 구조팀은 신고 접수 당일 밤 10시께부터 수색작업을 벌였으나 산이 넓은데다 조난 위치가 정확히 특정되지 않아 결국 빈손으로 돌아왔다.
에콰도르 911 종합상황실에 다시 조난 신고가 접수된 것은 노 씨가 조난 열흘 전 들렸던 현지 휴대전화 가게 직원을 통해서였다. 이 인도인 직원은 “확실하지 않지만 조난자가 한국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제보했다.
이에 에콰도르 주재 우리 대사관은 다음날인 25일 오전 911로부터 한국인 가능성이 있는 조난자와의 통역을 위한 인력 파견을 요청받았다.
이후 에콰도르 당국과 우리 대사관의 협력 하에 조난자 신원 파악과 수색 작전이 시작됐다.
에콰도르 당국은 25일 새벽부터 매일 헬기를 띄웠다. 많을 때는 하루에 최대 8개의 수색팀이 파견돼 산을 훑었다. 납치 가능성도 고려해 경찰청 수사팀도 별도로 가동됐다.
우리 대사관은 연락을 받자마자 911로 직원을 보냈으나 노 씨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대신 이 직원은 휴대전화 가게를 방문해 신고자와 대화를 나눈 끝에 조난자가 한국인이라는 점을 확신하게 됐다.
이후 조난자가 '텔레페리코'라 불리는 케이블카를 탔다는 이야기를 전해듣고 케이블카 CCTV를 확보, 인상착의를 확인했다. 또 에콰도르 이민청으로부터 출입국 기록을 받아 대상자를 10여명으로 압축, 서울과 연락한 끝에 신원 확인에 성공했다.
우리 정부는 최대한 신속하고 광범위한 수색작업을 재차 요청했고 에콰도르 당국도 수색에 더욱 적극 나섰다.
노 씨는 조난 나흘 만인 27일 오후 산 정상에서 수리작업 중이던 통신기지국 기술자들에게 처음 발견돼 수색 팀에게 곧바로 구조됐다. 현지 경찰병원 검진 결과 가벼운 찰과상을 입고 탈수 증세를 보인 것 외에는 건강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