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인기배우 “푸틴 동성애 혐오 야만적”

스테판 프라이, 캐머런 총리와 IOC에 서한 보내 ‘소치올림픽 취소’ 요청

윤성원 기자|2013/08/08 07:31
영국의 인기 배우이자 연출가인 스테판 프라이가 러시아의 내년 동계올림픽 개최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프라이는 7일(현지시간)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보낸 공개서한에서 동성애자들을 향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야만적인 박해”를 언급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서한에서 “푸틴은 자국 내의 소수계층에게 아돌프 히틀러가 저질렀던 ‘정신 이상적 범죄’를 반복하고 있다”며 “러시아의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를 금지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러시아 내에서 폭력과 살인, 각종 모욕적 행동들이 동성애자들을 대상으로 행해지고 있음에도 러시아 경찰들은 이를 방관하고 있다”며 “동성애에 대한 방어나 합리적 토론들마저 법에 저촉되는 행위로 여겨진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러시아 국가두마(하원)은 지난 6월 동성애자들의 활동을 크게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해당 법안은 18세 이하 청소년들에 대한 동성애 선전 금지를 비롯, 비전통적 성관념이나 왜곡된 성관념 등을 형성하는데 초점이 맞춰진 정보를 유포시키는 활동 등을 광범위하게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을 주도한 일부 러시아 정치인들은 소치 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 중 동성애자나 이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체포될 수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IOC 측은 이에 대해 “올림픽 기간 도중 선수와 대표단, 관객과 언론 등을 대상으로 하는 어떠한 차별도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라이는 그러나 IOC가 야만적 법안에 반대하고 인류애를 구현하는 단체로서 러시아 정부의 동성애자 차별 문제에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프라이는 또 캐머런 총리에게 “동성애자들의 권리 증진과 보수당 내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동성 간 결혼을 지지하는 확고한 의사를 보여준 것에 경의를 표한다”며 러시아의 동계올림픽 개최 보이콧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영국에서 동성 결혼 허용 법안은 지난달 상원을 통과해 내년부터 시행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