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준, 아이돌·예능 이미지 벗다 “진심으로 연기하는 배우되겠다”
우남희 기자
2013/11/04 09:50
2013/11/04 09:50
'배우는 배우다' 첫 주연 호평, 베드신 "감정을 몸으로 표현하기 어려웠다"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
아시아투데이 우남희 기자 = “관객들이 너의 심장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해외에서 더욱 유명한 김기덕 감독이 영화 ‘배우는 배우다’로 첫 주연을 꿰찬 그룹 엠블랙의 이준에게 한 말이다.
이준은 ‘배우는 배우다’를 통해 김 감독은 물론이고 영화 관계자, 대중들로부터 호평받고 있다. 기존 엠블랙으로서의 가수 이미지, 예능에서의 어리바리한 이미지를 벗고 극중 드라마틱한 인생을 살게 되는 배우 오영을 섬세한 연기로 소화해냈기 때문이다.
‘배우는 배우다’는 연극무대를 전전하며 밑바닥 인생을 살던 단역배우에서 순식간에 톱스타가 된 오영(이준)이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기까지 ‘배우 탄생’의 뒷이야기를 담았다. 김 감독이 각본과 제작을, 신연식 감독이 연출을 맡은 작품이다.
“제 실제 모습과 영화 속 모습, 예능에서의 모습이 다 달라요. 대중들은 예능 이미지를 많이 기억하겠지만, 그건 제 실제 모습이 아니라서 어둡고 진지한 역할을 연기하는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어요. 영화를 본 분들이 저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을 거라 확신해요. 그러나 저를 보기보다는 영화를 재미있게 느껴줬으면 좋겠어요.”
이준은 이번 영화에서 단역에서 조연, 순식간에 톱스타의 자리에 올랐다가 다시 밑바닥으로 추락하게 되는 배우 오영 역을 맡았다. 그는 극중 데뷔 이후 대중들의 관심을 받게 되는 장면에서부터 스타가 됐지만 외로움을 느끼는 장면 등에 많은 공감을 했다. 연예계를 그리고 있기 때문에 몰입하기가 쉬웠다.
“저는 오영 같은 스타는 아니지만 연기하면서 ‘지금보다 신중하고 조심해야겠다. 사랑해줄 때 더 잘해야겠다’라고 느꼈어요. 교훈을 얻었죠. 저는 데뷔 때보다 지금이 더 착해요. 데뷔 때는 새로운 세계에 와서 적응이 잘 안 될 때라 정말 힘들었어요. 그 누구의 말도 들어오지 않았어요. 지금은 적응해서 오히려 착해졌어요.(웃음)”
“감정을 몸으로 표현하기가 어려웠어요. 첫 베드신이 여배우를 짓밟는 장면이었는데 가장 힘들었죠. 서툴지만 야생 호랑이처럼 저돌적인 모습을 담으려고 했어요. 무엇보다 베드신마다 감정이 다르기 때문에 그 변화하는 감정을 담아내는데 많은 고민을 했죠. 행동 하나하나 다 계산하고 연기했어요.”
이준은 2009년 할리우드 영화 ‘닌자 어쌔신’에서 정지훈의 어린 시절 역할을 맡으며 배우로 데뷔했다. 이후 드라마 ‘정글피쉬2’, ‘아이리스2’에 출연했다. ‘배우는 배우다’ 속 오영은 “뜨기 위해 배우하는 게 아니다”라고 읊조린다. 이준은 실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을까.
“인기를 위해 연기를 하면 될 것도 안돼요. 가수도 그렇고요. 그런 생각만 갖고 임하면 자기 시야가 좁아지는 것 같아요. 가수든 배우든을 떠나서 진심으로 다가가는 자세가 중요하죠. 진심을 다해서 하다보면 실력도 늘 테고, 관객들 또한 박수쳐 줄 거라 생각해요. 요즘 아이돌 출신 연기자들이 많은데 같이 파이팅했으면 좋겠어요.”
한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이준에게 ‘올해가 가기 전에 하고 싶은 계획’을 물으니 “계획을 세우는 스타일이 아니다. 안 이뤄지면 스트레스 받을 것 같아서”라는 답이 돌아왔다.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자’가 그의 목표다. 마지막으로 연애에 대해 물었다.
“연애할 기회가 없어요. 팬으로서 좋아하는 여자 연예인은 많아요. 동료들이 ‘소개시켜줄게’라고 하는데 전 ‘싫다’고 하죠. 실제 만난다고 해도 좋아하는 티 를 안내서…연예인뿐만 아니라 여자에게 말을 거는 게 부끄러워요. 먼저 말을 건네줬으면 좋겠어요. 전 답장도 빨리 할 자신 있어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