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트가 상상한 말의 모습은?
2013/12/13 14:57
*[김문관의 클래식산책](103) 초절기교 연습곡 4번 '마제파'
|
아시아투데이 김문관 기자 = '말의 해' 갑오년이 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역사상 최고의 비루투오소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인 프란츠 리스트(1811~1886년)가 질주하는 말을 떠올리며 남긴 '마제파(Mazeppa)'를 소개합니다.
리스트는 피아노의 대가라는 명성에 걸맞게 생전 많은 피아노곡을 남겼습니다.
그중 가장 중요하고 유명한 것은 아마도 '12곡의 초절기교 연습곡(Transcendental Studies)'이겠죠.
초절기교 연습곡은 이름 그대로 리스트의 탁월한 기교가 유감없이 발휘된 복잡하고 어려운 음악입니다.
마제파는 바로 12곡의 초절기교 연습곡 중 4번째 작품이며 이외에도 제5곡 도깨비불(Feux follets), 제8곡 사냥(Wild jadg), 제9곡 회상(Ricordanza)등이 특히 유명합니다.
특히 마제파는 리스트가 예순을 넘어서까지 개작을 거듭할 정도로 각별한 애정이 담긴 작품입니다.
실제 이 곡은 현재 원곡 이외에도 피아노 연탄을 위한 판본과 2대의 피아노를 위한 판본이 따로 존재하고 있죠.
마제파의 소재는 프랑스 문학의 대가 빅토르 위고가 쓴 동명의 장편 서사시입니다.
내용은 젊은 시절 폴란드 국왕 궁정에서 하인으로 있었던 마제파가 귀족의 부인과 사랑을 한 것이 발각돼 야생마에 몸이 묶여 황야로 추방됩니다.
마제파는 말 잔등에 묶인 채 비바람과 먼지와 그의 목숨을 노리는 새들과 싸우죠.
리스트의 곡에서 쉼 없이 등장하는 셋잇단음<아래 동영상>이 바로 말발굽 소리를 묘사하는 것입니다.
마제파는 거의 죽은 몸으로 우크라이나에 도착해서, 어느 코사크 병사에게 구원을 받아 그 부대에 병사로 들어가 영웅적 성격을 발휘해 마침내 사령관이 됩니다.
당대에는 마제파가 비극적인 운명을 극복해 나가는 모습이 처절한 고통을 이겨내고 승리하는 예술가의 모습을 상징하는 것으로 여겨졌다고 합니다.
리스트를 비롯한 당시의 많은 낭만주의 예술가들을 매혹시킨 것입니다.
또 이 곡은 몇 년 전 클래식의 대중화에 적지 않은 공을 세운 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에서 등장해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피아노 연주 음반으로는 러시아의 비루투오소 라자르 베르만의 연주(멜로디아)와 칠레 출신인 클라우디오 아라우의 것(필립스)이 유명합니다.
세계적인 지휘자 카라얀이 베를린 필하모닉을 지휘한 도이치그라모폰 음반도 스케일이 커 독특한 매력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