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손잡고 멈춘 ‘파국열차’…철도파업 일단 종료
소위 구성 조건으로 파업 철회…민영화 놓고 향후 진통 불가피
김아람 기자|2013/12/30 15:13
‘파국열차’로 향하던 철도노조의 극한 파업이 여야 정치권의 중재로 30일 전격 종료됐다.
새누리당과 민주당, 철도노조는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산하에 철도산업발전을 위한 소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여야와 철도노조 지도부는 전날 밤 9시부터 이날 자정을 넘기면서까지 줄다리기 협상을 벌인 끝에 극적 합의를 타결, 사실상 파업 해제 수순에 들어갔다.
새누리당과 민주당, 철도노조는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산하에 철도산업발전을 위한 소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여야와 철도노조 지도부는 전날 밤 9시부터 이날 자정을 넘기면서까지 줄다리기 협상을 벌인 끝에 극적 합의를 타결, 사실상 파업 해제 수순에 들어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무성·강석호 새누리당 의원과 박기춘·이윤석 민주당 의원은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합의문에 서명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여야는 △국토위 산하 소위원회 구성 △소위 산하에 정책협의회 구성 △철도노조의 파업철회 3개항에 합의하고, 30일 오전 양당 지도부의 추인작업을 거쳤다.
이 같은 합의에 따라 국토위는 이날 기자회견 직후 전체회의를 열어 여야 4인씩 8인으로 소위를 구성하기로 의결하고 소위 위원장으로 새누리당 국토위 간사 강석호 의원을 선출했다.
위원으로는 새누리당에서 박상은 안효대 이이재 의원이, 야당에서 국토위 야당 간사인 민주당 이윤석 의원과 민홍철 윤후덕 의원, 통합진보당 오병윤 의원이 선정됐다.
여야 동수로 구성된 소위는 출범 하루 만인 31일 오전 첫 회의를 개최해 국토교통부로부터 철도산업발전방안에 대한 보고를 듣고 질의응답을 한 뒤, 소위 운영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국토부에서는 여형구 2차관이 출석해 정부의 철도 경쟁체제 계획 등을 보고한다. 소위는 최연혜 코레일 사장에게도 출석을 요구했다.
소위는 필요한 경우 여야, 국토교통부, 철도공사, 철도노조, 민간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정책자문협의체를 구성할 수 있다.
철도노조는 이날 오후 6시께 기자회견을 열고 31일 현장 복귀 의사를 밝혔다. 사실상 파업 철회를 공식 선언한 셈이다.
김명환 노조위원장은 “총 파업 투쟁을 현장 투쟁으로 전환한다”며 “전체 조합원들은 31일 오전 9시부터 지구별로 파업투쟁 보고 및 현장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오전 11시까지 현장으로 복귀한다”고 말했다.
해를 넘겨 이어갈 것 같던 철도노조의 파업 종료는 여야가 모두 전면에 나서 협상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서울 여의도에 있는 중앙당사로 난입한 노조 관계자들을 보호하며 정부·여당과의 협상을 주재했고 이에 새누리당이 화답하면서 순조롭게 진행됐다.
당초 소위 구성은 민주당이 철도사태 해결책 중 하나로 제시한 방안으로 새누리당은 그동안 반대해 왔다. 하지만 철도파업을 끝내는 조건으로 새누리당이 소위구성을 수용하면서 합의가 성사됐다.
연일 성명서를 통해 철도파업 공방을 벌였던 여야가 본격 파업 현장에 뛰어든 것은 지난 22일이다.
민주당은 경찰이 민주노동조합 사무실에 은신 중이던 김명환 철도노조위원장을 비롯한 간부들의 강제구인에 나선 이날 김 대표를 비롯한 소속 의원 40여명이 현장을 찾아 즉석 중재를 시도했다.
조계사에 은신해 있던 최 사무처장이 경찰의 수배를 피해 지난 27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로 돌발 진입, 신변보호와 함께 정치권의 협조를 요청하자 김 대표는 본격적인 중재에 나섰다.
정치권의 개입으로 철도파업이 가까스로 진정국면으로 들어서면서 일각에서는 조금 더 일찍 여야가 손을 잡고 중재했더라면 장기간 파업으로 인한 양측의 피해는 적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합의문에 서명은 했지만 아직 여야가 소위를 통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만만치 않다. 민영화 논의 여부에 대해 여야 온도차도 여전하다. 이러한 미묘한 입장차는 합의문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김 의원은 소위의 논의 과제와 관련, “소위에서 모든 걸 다 거론할 수 있지만 민영화는 이미 정부에서 하지 않겠다고 국민에게 공표한 사안”이라며 “그것은 문제될 일이 없다”고 일축했다.
박 의원은 “노조에서도 어느 정도 동의가 될 수 있고 국민, 여야가 함께 동의할 수 있는 결과물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기대감이 있다”며 “그러나 소위에서 어떤 논의를 전제로 합의를 본 게 아니기 때문에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우려했다.
소위에서 다룰 의제는 정부에서 추진하는 철도운영체계 개편방안을 포함한 철도산업 중장기 발전방안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신설법인의 민영화를 막기 위한 구체적인 금지 조항을 법제화 하는 등의 대안 요구를 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일단 소위 구성까지 합의되면서 지켜보던 국민의 시름이 덜어졌지만 철도 경쟁체제와 민영화에 대한 여야 시각이 달라 논의 과정에서의 진통은 불가피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