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SK하이닉스 가고싶습니다” 삼성·LG·현대차 뒤흔드는 박정호 효과

“SK하이닉스 가고싶습니다” 삼성·LG·현대차 뒤흔드는 박정호 효과

기사승인 2022. 04. 26. 17:36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1년만에 확 달라진 SK하이닉스
노조까지 "요즘 우리 회사 분위기 좋아요"
ㅇㅇ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반도체 경력 인재를 흡수하는 블랙홀로 떠오르고 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취임 후 1년 여간 임직원 복지는 물론 기업문화 개선에 적극 나선 덕분이다. 메모리반도체 업황 호조로 두둑해진 성과급도 SK하이닉스로 젊은 직원들이 쏠리는 이유로 꼽힌다.

26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최근 진행 중인 ‘하이닉스 주니어탤런트’ 경력 수시 채용에 삼성전자, LG전자, LG디스플레이, 현대모비스,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 등 주요 기업의 5년차 미만 젊은 직원들이 대거 지원했다. 대기업 직원들 뿐만 아니라 ASML, 도쿄일렉트론, 램리서치, 원익머티리얼즈 등 반도체 소재·장비 기업에서도 SK하이닉스 이직을 노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SK하이닉스의 변신은 환골탈태(換骨奪胎)에 가깝다. 지난해만해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경력 채용이 시작되자 SK하이닉스 직원 100여명이 줄퇴사했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오히려 삼성전자에서 다음달 초 SK하이닉스 경력 면접 기간 직원들의 연차 사용을 자제시키라는 내부 지침이 나왔을 정도다. 김병호 SK하이닉스 기술사무직노조 지회장은 “요즘 회사 분위기가 좋은 편”이라며 “다른 회사로 가겠다는 직원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보다 확연히 나아졌다”고 전했다.

전자업계에서는 박정호 부회장 취임 후 달라진 SK하이닉스의 사내 분위기, 처우 개선을 인재 흡수 요인으로 보고 있다. 박 부회장은 지난달 말 SK하이닉스 출범 10주년 행사에서 ‘해피 프라이데이’ 등 임직원 복지 제도를 발표했다. 이달부터 시행한 해피 프라이데이 제도는 2주간 80시간 이상 근무한 직원에게 연차 소진 없이 월 1회 세 번째 금요일에 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지난 15일 첫 해피프라이데이에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휴일을 만끽하는 SK하이닉스 직원의 ‘인증글’이 줄지어 올라와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SK하이닉스 한 직원은 “80시간 이상 근무하고 하루 쉬게 해준다고 조삼모사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제도가 있어서 상사의 눈치를 보지 않고 쉴 수 있어서 좋다”며 “회사의 긍정적인 변화가 체감된다”고 했다.

‘통큰 성과급’도 디스플레이, 2차전지, 화학 대기업의 2~5년차 직원들이 끌리는 이유다. SK하이닉스에 지원했다는 LG 계열사 한 직원은 “취업한지 3년차인데 반도체로 간 대학 동기들과 비(非) 반도체 기업으로 간 동기들의 수입 격차가 점점 벌어져서 박탈감이 컸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모비스, LG전자, LG디스플레이와 SK하이닉스는 초임부터 1000만원이상 차이가 난다. 성과급까지 합하면 이 격차는 더 벌어진다.

2등 기업의 패배의식이 옅어진 점도 분위기 전환에 힘을 보탠 것으로 보인다.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 3사의 과점 체제로 SK하이닉스는 만년 2위였다. 하지만 최근 SK하이닉스는 직원들에게 2위보단 세계 최고의 반도체 기업이라고 강조한다. 시장점유율로는 2위지만, 기술력으로는 삼성전자를 앞지르는 성과도 내고 있다. 2020년 10월 세계 최초로 DDR5 메모리반도체를 출시한데 이어 1년 2개월만에 최대 용량 제품을 선보인 것이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기술력 격차가 1~2년 이상 난다는 것도 이미 5~6년전 이야기”라며 “내부에서는 생산 가능한 물량 때문에 점유율 격차가 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지난해 6월 주니어 탤런트 채용을 시작했고, 올해가 두 번째다. 내년 착공을 앞둔 용인 반도체공장, 이천 M16 팹 내 생산능력 확대 영향으로 신입, 경력사원 채용 규모는 예년 1000여명 수준을 크게 웃돌 전망이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