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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황 둔화에 재고 쌓이는 철강업계…3분기 실적 ‘빨간불’

업황 둔화에 재고 쌓이는 철강업계…3분기 실적 ‘빨간불’

기사승인 2022. 08. 23.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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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에 제품이 쌓여있는 게 눈에 띌 정도입니다."

철강 제조 현장에서 들려오는 말이다. 여름 비수기를 고려하더라도 쌓이는 재고가 심상치 않다는 평가다.

실제로 철강회사들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재고자산은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60~80% 늘어난 상태다. 특히 1분기 높아졌던 원재료 가격이 정상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재고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평가 차익이 아니라 실제 제품의 재고량이 증가했다는 얘기다. 철강은 쓰이지 않는 곳이 없어 산업의 '쌀'로 비교되는 만큼 제조업 전반의 불황 신호라는 우려도 나온다.

재고는 쌓이는데, 수요가 위축되면서 철강업계의 실적 전망도 어두워졌다. 포스코는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7%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고, 현대제철도 33%가 빠질 것으로 추산됐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포스코 철강 부문의 올해 상반기 재고자산은 14조998억원 규모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61%가 늘어났고, 올해 들어서만 17%가 증가했다. 다른 철강업체들도 재고자산 증가세가 가파르다. 현대제철의 상반기 재고자산은 8조2657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64% 늘었고, 동국제강은 1조2173억원으로 82%가 늘었다.

2분기 들어서 철광석이나 유연탄 등 원재료 가격이 하락하고, 제품 가격도 안정화된 상황이라 평가 차익 증가보다는 재고 자체가 늘고, 거래가 둔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고 자산이 1년동안 몇 번이나 매출로 이어졌는지 판단하는 재고자산회전율도 모두 하락세다. 포스코의 재고자산회전율은 4.66회, 현대제철은 3.27회, 동국제강은 5.2회로 나타났다. 지난해말에는 포스코 5.31회, 현대제철 3.39회, 동국제강 6회였다.

그중에서도 반제품의 재고가 늘면서 철강업계 전반의 부진이 눈에 띈다는 설명이다. 대부분의 중소 철강사들이 포스코나 현대제철 등 대형 제강사가 생산하는 반제품으로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제품 판매량도 줄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열연강판의 상반기 누적 판매량은 497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줄었다. 자동차나 건설 등 전방산업의 수요가 감소하는데다, 세계적으로 긴축 정책을 시행하면서 경기가 침체되는 탓이다. 생산량은 일정한데 수요가 감소하면서 재고가 쌓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세계적으로 철강 수요가 가장 큰 곳 중 하나인 중국에서 부동산 개발 둔화, 도시 봉쇄 등이 이어지면서 수요는 더욱 위축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재고가 늘어나는데 수요가 둔화되자 가격도 떨어지고 있다. 지난 22일 기준으로 국내 열연 유통가는 톤당 100만원, 철근 유통가는 97만원으로 전주 대비 각각 2%, 0.5% 내렸다.

철강업계는 생산량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대응해 나가고 있다. 재고를 무리하게 처리하기 위해 가격을 낮추는 등의 조치를 하면 결과적으로 더욱 손해가 커질 수 있어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비수기와 조업 환경을 고려해 여름철 대보수 등을 진행하며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다"며 "제품 가격은 시장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저렴하게 판매하거나 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제품 보관 등의 비용을 줄이기 위해 생산량을 조절하겠지만 중요한 것은 수요 회복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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