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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삼성이 한 일을 알고있다”…한화 팬이 이 갈고 만든 플래카드

“10년 전 삼성이 한 일을 알고있다”…한화 팬이 이 갈고 만든 플래카드

기사승인 2023. 07. 03.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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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스포츠

KBO 한화이글스 팬이 10년 만에 삼성라이온즈 팬에게 설욕하는 장면이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3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 파크에서는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와 삼성의 경기가 전해졌다. 결과는 6-1 한화의 승리.

이날 9회 말 삼성의 마지막 공격, 1아웃 상태에서 오재일이 올라왔다. 2스트라이크까지 몰린 상황, 빗맞는 공으로 파울만 늘어나고, 양 팀의 응원전에는 불이 붙었다.

이때 중계 화면에서는 한화이글스 원정경기 유니폼을 입은 한 남성이 노란색 플래카드를 들고 있는 모습이 전해졌다. 플래카드에는 "삼성 라이온즈 팬분들 힘내세요! 야구를 사랑하는 대전한화이글스 팬"이라고 쓰여 있다.

사진=SBS스포츠(위), KBSN 스포츠(아래)

언뜻 보면 평범한 격려의 말처럼 보이지만, 사실 알 사람만 아는 설욕의 메시지였다. 약 10년 전인 2013년 4월 10일, 이날도 대구에서 열린 한화와 삼성 경기에서 한 삼성 팬은 한화 팬을 향해 위와 똑같은 문구의 플래카드를 먼저 내걸었다. 당시 한화는 2009년부터 만년 꼴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조롱의 메시지를 보면서도 울분을 삼켜야만 했다.

반면 삼성은 2010년부터 우승과 준우승을 오가면서 꾸준히 높은 순위권을 차지했다. 그러다가 2016년부터 점점 하락세를 보이더니, 2021년을 제외하고는 내내 리그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한화 팬의 설움을 씻는 메시지를 본 네티즌은 다양한 의견을 보이고 있다. '군자보구 십년불만(君子報仇 十年不晩)' 군자의 복수는 10년이 걸려도 늦지 않는다는 뜻을 참고해 이 장면을 놓고 '군자의 복수'라고 칭하는 이들도 있는가 하면, 꼴찌의 마음은 꼴찌가 알기 때문에 실제로 그 마음을 이해한다는 의미도 있지 않겠냐고 보는 이들도 있다.

중계를 맡은 캐스터도 해당 장면을 보고 "서로의 심정을 알 수도 있다. 이심전심 아니겠나"라며 "어려움을 겪던 한화이글스가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다. 삼성도 충분히 그런 반등을 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설위원은 "저는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라고 말을 아꼈다.

이날 삼성은 9회 말 2아웃, 이재현이 2루 적시타로 1루 주자를 불러들이면서 어떻게든 1점을 만들어 냈으나 결과는 패배였다. 삼성을 꺾은 한화는 7연승을 기록했다. 한화가 7연승을 기록한 것은 2005년 6월 4~11일 이후 6593일 만이다. 한화 팬들의 간절한 승리 염원이 담긴 플래카드들도 중계화면에 포착됐다.


한편, 삼성은 지난 2일 한화를 2-1로 꺾어 지난달 27일 사직 롯데전 이후 4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삼성은 6월 한 달 동안 7승 18패에 그치면서 리그 최하위로 떨어졌다. 오는 4~6일에는 삼성의 제2 홈구장인 포항구장에서 두산베어스와 3연전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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