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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만에 두 번 망했다” 오송 못지않게 심각한 청주 강내 호우 피해 실태

“한 달 만에 두 번 망했다” 오송 못지않게 심각한 청주 강내 호우 피해 실태

기사승인 2023. 07. 17.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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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바이크갤러리

청주시 흥덕구 강내면 침수 피해 지역민의 사연이 온라인에서 주목받았다.

지난 1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안녕? 한 달 만에 두 번 망한 자영업자라고 해'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침수 피해 입기 전, 깨끗하게 정돈된 안경원 내부 사진과 침수 피해 후 사진을 비교해 게재했다.

해당 안경원 안경사라고 밝힌 A씨는 청주 사직동에서 처음 가게를 내고 사업을 시작했다가, 재개발되면서 결국 가게를 철거하고 폐업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 시기가 지난 5월 말이다.

청주시 강내면에 6월 9일, 작성자가 새롭게 오픈한 안경원

이후 지난 6월 9일, 청주시 강내면으로 이사 간 그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안경원을 냈다. 오픈 초기지만, 장사가 생각보다 잘 돼서 기쁜 나날을 보냈다고 했다. 아내도 임신에 성공해 곧 출산을 앞두고, 부모님도 늘 걱정이던 아들의 사업이 잘 풀리면서 걱정을 놓았기에 네 식구가 오는 9월 제주 여행을 가려고 계획도 해놓은 상태였다.

그렇게 축제 분위기를 보내다가 지난 15일, 폭우로 인한 침수 피해를 당했다. 가게에 갔을 때 이미 내부는 발목까지 물이 차올라 있었다. 비싼 장비만 우선 위에 올려놓고, 내부에 갇히게 될까 봐 서둘러서 가게 밖으로 나왔다. 그는 "원래 상가 위쪽으로 옮겼어야 했는데 장비도 너무 무겁고, 물살도 세고, 너무 빨리 불어나고 있어서 옆으로 가려고 해도 이미 물이 허리까지 차서 갈 수가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가게로 향하는 길이 전부 침수된 상황, A씨는 기계만 멀쩡하길 바라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16일 새벽, 다시 가게를 찾았을 때 상황은 난장판이었다. 물은 약 1.5m 높이로 차오른 상태였고, 무거운 진열장이 떠다니다가 가게 물이 빠진 뒤 폐허가 돼 있었다. A씨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고, 멘탈이 무너져서 그 상황을 바라만 보다가 돌아왔다"고 말했다.

뒤늦게 장비를 빼내 물로 씻어 봤지만, 이미 망가져 있었다. A씨는 "한 달 만에 두 번을 망하다 보니까 이 정도면 누가 못 살게 고사를 지내나 싶다"라며 괴로웠던 당시 심정을 털어놓았다. 그러면서도 "이미 빚이 있지만 다시 빚을 내서라도 다시 앞으로 나아가 보려고 한다. 나 때문에 밤잠 설치실 부모님, 걱정돼도 표현하기 어려울 임신한 아내를 힘들게 하고 싶지 않다. 액땜했다 치고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고 다짐해 네티즌의 응원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청주 강내 피해 상황이 담긴 사진들이 확산하고 있다. 청주 강내는 18명의 사상자를 낸 충북 청주시 오송 인근이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더쿠


현재 피해 상황을 알리고 싶다며 실시간 사진을 공유한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는 "평화롭던 마을이 한순간에 전쟁터가 됐다"며 "오송에 지원이 몰려서 현장 지원이 많이 부족한 상태다. 마을 단위로 모금 활동이나, 봉사를 시작하려고 주민들이 이장한테 연락했더니 '여기는 인명 피해가 없고, 상가 피해라서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연락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사진=네이버 카페 강내 이야기
그의 설명에 따르면 상가 피해뿐만 아니라, 일반 가정 주택 피해도 막심한 상태다. 주민들은 구호단체들과 면사무소, 시청, 구청에 전화로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고 했다.

17일 현지 상황에 따르면 37사단 110여단 장병들은 청주시 흥덕구 강내면 탑연리에서 수해복구 작업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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