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기자의 눈] 챗GPT가 기사도 써 줄 수 있을까

[기자의 눈] 챗GPT가 기사도 써 줄 수 있을까

기사승인 2023. 08. 09. 0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박진숙 아시아투데이 산업부 기자
챗GPT 열풍이 뜨겁다. 지난 7월 중국 칭화대 연구진은 코딩을 몰라도 챗GPT로 7분 만에 게임을 제작한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으며, SPC삼립의 샐러드 브랜드 피그인더가든은 챗GPT에 '편의점을 자주 이용하는 MZ세대가 좋아하는 샐러드를 알려줘' 등을 질문해 챗GPT가 추천한 재료로 만든 신제품을 출시했다.

챗GPT는 논문도 작성하는데, 의학 및 과학 학술지 논문의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려 의료·과학 전문지 네이처와 사이언스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국내 한 대학 커뮤니티에서는 챗GPT로 과제를 써서 A+를 받았다는 후기가 올라오기도 했다.

챗GPT가 대학 과제와 논문까지 쓰는데, 기사도 써 줄 수 있지 않을까? 챗GPT 등장 이전에도 코스피 시황과 날씨 기사, 스포츠 경기 종료 점수 등은 AI가 썼으므로 챗GPT가 기사를 쓰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다.

실제로 기자의 지인인 자동차 전문기자는 최근 친구들과 챗GPT가 기사도 쓸 수 있는지 내기를 했다. 당시 폭우 피해가 한창이라 그의 친구들은 챗GPT에 '침수 피해 차량이 받을 수 있는 보상에 대한 라디오 방송 원고가 필요해'라고 말한 후 원고를 받았는데, 챗GPT가 라디오 원고도 쓸 수 있다고 호평했다고 한다.

그런데 기자가 보기에는 원고 내용이 보험사 약관처럼 원론적인 내용밖에 없었다고 한다. 침수 피해 차량 보상 절차 안내가 보험 가입 여부 확인하기, 보험 회사와 연락하기, 침수 피해 사진 촬영하기, 정비 및 수리 기록 보관하기 등이었기 때문이다.

기자는 챗GPT가 쓴 원고를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고 한다. 챗GPT가 분석기사는 쓸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 기자가 쓴 내용은 장마철 전후로 타이어 상태에 신경 쓰기, '타이어 공기압'과 와이퍼, 배터리, 워셔액, 냉각수 등 쉽게 육안으로 점검해 볼 수 있는 사항 안내, 휴가철 가장 많은 사고 시간대와 사고 유형, 렌터카 사고 및 교대 운전 중 사고가 발생했을 때의 처리 등이었다.

최근 모 방송에서 한 기자는 챗GPT가 기사 쓰기 대결을 한 소회를 말했는데, 기자가 판정패했지만, 기사 취재를 하고 기사를 쓰는 속도에서 뒤처졌던 것이지 챗GPT가 쓴 글을 다듬어서 기사로 만드는 것은 기자가 했다고 한다. 또 챗GPT가 말한 통계 수치도 공식 집계 수치와 달라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챗GPT가 천문학적인 데이터를 학습하고 있는 만큼, 챗GPT가 지닌 지식과 정보를 사람이 따라가는 건 불가능하다. 그러나 챗GPT의 지식과 정보로 사람의 일자리, 특히 기자의 일자리까지 뺏을 수는 없을 거라 본다. 기자들은 취재하다 보면 "기자님한테만 말씀드리는 건데요…"하고 제보를 받는다. 사람 간의 믿음과 신뢰,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공감하는 자세는 챗GPT가 따라올 수 없는, 인간 기자만이 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