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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영의 애플페이 승부수…현대카드, 해외 실적 업계 1위 등극

정태영의 애플페이 승부수…현대카드, 해외 실적 업계 1위 등극

기사승인 2024. 02. 28.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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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수 1205만명 확대…성장세 가팔라
작년 해외 이용실적 전년比 74.8%↑
기존 여행 특화상품 시너지 효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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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애플페이' 승부수가 통했다. 현대카드의 해외 이용실적이 1년 새 1.7배 급성장하며 업계 선두로 올라섰다. 해외에서도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애플페이의 장점에, 애플 사용자들의 신규 유입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엔데믹으로 해외 여행객이 폭증하면서 현대카드 강점인 아메리칸익스프레스(아멕스) 등 프리미엄 상품들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소비 여력이 있는 우량 고객들을 끌어 모으며 해외 카드실적이 상승세를 그린 것이다.

애플페이는 정 부회장이 적극 추진해 마련된 성과다. 정 부회장의 행보가 더욱 눈에 띄는 건 최근 카드업계에서 여행 특화 상품 출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수익성이 떨어진 카드사들은 고액 결제 실적을 올리기 위해 해외여행객을 타깃으로 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한때 일각에서 애플페이의 수익성 효과에 의문을 제기했지만, 현대카드는 '업계 유일한 애플페이 탑재 카드사'라는 강점을 내세우며 해외 결제 실적을 높이고 있다.

28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현대카드의 해외 신용카드 이용실적은 작년 12월 말 누적 기준 2조7258억원이다. 전년 대비 74.8% 급증한 수치다. 해외 신용카드 이용실적(12조6397억원) 증가율이 43%이란 점을 고려하면, 현대카드의 성장세가 가팔랐다는 점을 알 수 있다. 2022년만 해도 현대카드는 주요 7개 카드사 가운데 3위에 머물렀지만, 1년 만에 1위에 등극했다.

현대카드의 해외 신용판매 실적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결정적 계기는 단연 애플페이 덕분이다. 정 부회장은 수개월에 걸쳐 애플코리아 주요 총괄임원들과 자리를 갖은 데이어, 애플 본사에도 방문하는 등 애플페이 도입을 위해 물밑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알려졌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3월 애플페이 도입을 계기로 국제 NFC 결제 표준방식의 간편결제를 국내에 선보였다. 미국, 일본 등 해외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 나라에서도 환전 없이 핸드폰 하나만으로 여행을 즐길 수 있게 된 셈이다. 이에 애플페이 도입 이후 현대카드 회원 수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2022년 말 1135만명이었던 회원 수는 1년 새 1205만까지 확대됐다.

아멕스, 대한항공 카드 등 기존 여행 특화 상품과의 시너지 효과도 한몫했다. 아멕스 카드는 연회비 100만원에 초우량 고객이 많은 대표 프리미엄 카드로, 현대카드와 단독 파트너십을 맺어 출시된 상품이다. 특히 대한항공 카드는 마일리지 등 여행에 특화된 혜택으로 발급 수가 급증했다. 대한항공 카드의 작년 발급 수는 전년 대비 1.7배 수준까지 증가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현대카드는 프리미엄 해외 여행 관련 혜택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현대 아멕스 카드와 강력한 마일리지 적립 혜택을 제공하는 대한항공 카드가 큰 사랑을 받았다"며 "애플페이가 해외에서도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잡으며 높은 해외 신용판매 성장의 배경이 됐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의 애플페이 추진이 오히려 반전 카드가 됐다는 평이다. 작년 초 만해도 업계에서는 애플페이 도입만으로는 소액결제 비중이 높아 실질적인 수익성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었다. 하지만 오히려 프리미엄 상품들과의 시너지 효과로 소비 여력이 있는 우량 고객을 중심으로 고액 결제 건수를 높였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정 부회장은 SNS를 통해 "미국,일본을 비롯해 웬만한 나라에선 이미 애플페이를 받고 있기 때문에 해외에서 강점이 됐다"며 "이제 해외여행 필수품중의 하나가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카드사들의 애플페이 도입 여부다. 최근 카드업계는 수익성이 높은 여행 특화카드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현대카드처럼 애플페이를 탑재한다면 수익성을 보다 더 강화할 수 있다. 작년 신한·KB국민·비씨카드 등 주요 카드사가 애플페이 도입을 검토했지만, 아직까지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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