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브랜드 '카이브 유보라' 앞세운 고양 장항은 '완판'
“선별 수주 바탕으로 무리한 사업 확장 NO…리스크 경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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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건설이 지난해 6월 기준 전국에서 진행 중인 분양사업장 수는 총 14곳의 분양률은 93% 수준을 나타냈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며 아파트를 분양받더라도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이 늘어나고 있는 현상을 감안하면, 반도건설의 분양 실적이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업계는 반도건설의 주택 시장 흥행 배경으로 주택 사업 차별화 전략을 꼽고 있다. 재건축 조합 등이 발주한 일률적인 도급 사업 위주의 주택 사업에만 매진하지 않고 자체사업에 나서는 등 새로운 전략을 모색한 점이 먹혀 들었다는 분석이다. 건설사 입장에서 자체사업은 '양날의 검'으로 통한다. 토지 매입·공사·분양 등 주택 사업의 모든 과정을 담당해야 하기 때문에 분양 성적이 좋으면 우수한 수익을 낼 수 있지만, 실패할 경우 손실 규모가 커져서다.
이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반도건설은 지난해 5월 '신규 브랜드' 카드를 꺼내 들었다. 기존 주거 브랜드인 '유보라'를 더욱 강화한 프리미엄 브랜드 '카이브 유보라'를 시장에 내놓은 것이다. 여기에 신규 상업시설 브랜드 '시간'도 공개했다. 직주근접·상권 등이 잘 갖춰진 토지를 매입해 더욱 우수한 주거 브랜드를 도입함과 동시에 반도건설만의 색깔을 갖춘 상업시설을 만드는 차별화 전략을 내세운 것이다.
반도건설의 전략이 잘 반영된 곳은 경기 '고양 장항 카이브유보라'다. 반도건설은 일산호수공원과 가까운 1694가구 규모의 아파트와 상업시설을 짓는 내용의 자체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5만2000여㎡에 달하는 토지를 사들였다. 사업비만 1조8000억원을 투입한 곳으로, 반도건설은 이곳에 프리미엄 브랜드 '카이브 유보라'를 적용하고 △대형서점 △셀렉다이닝 △키즈 컨텐츠 △자동차 디테일링 샵 등으로 구성된 상가 시설 '시간'을 도입하기로 했다.
시도는 성공적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7월 1278가구를 일반분양한 결과 1만793가구로부터 청약 접수를 받았고, 이후 '완판'(100% 계약 완료)까지 달성했다. 상업시설 분양률도 높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올해도 반도건설은 다음 달 자체사업장인 대구 중구 '반월당 반도유보라'에서 분양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
최근에는 자체사업 무대를 미국까지 확장하고 있다. LA 한인타운 용지를 사들여 짓는 주상복합 '더보라 3170'을 지난 2023년 준공했다. 이는 미국에서 토지 매입부터 자금 조달·시공·임대까지 모든 사업 과정을 진행한 최초의 국내 건설사 사업이다. 나아가 반도건설은 지난해 1월 1월 '더보라 3020' 프로젝트 착공에도 돌입했고, 6월에는 뉴욕 맨해튼 노후 주상복합건물 리모델링 사업에 나섰다.
주택 사업에서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고 있는 반도건설이지만,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리스크가 있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반도건설이 매출의 상당 부분이 분양 수익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23년 기준 반도건설의 총매출액은 1조2715억원을 나타냈다. 이 중 60%가량인 7531억원이 주택 등 분양 수익에서 발생했다.
이와 관련 반도건설 관계자는 "그간 자체사업·개발사업 등에서 경쟁력 있는 사업지를 선별적으로 판단하는 등 무리하게 사업을 확대하지 않은 결과 현재 미분양 물량은 거의 없는 수준"이라며 "이렇다 보니 올해도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역성장 리스크 우려는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