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 가른 마의 17번 홀, 스펀 자멸
450만 달러 챙긴 매킬로이, 우즈 추격
4월 마스터스서 커리어 그랜드슬램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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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킬로이는 17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에 위치한 TPC 소그래스 스타디움 코스(파72)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정규 투어 최다 상금 대회인 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연장전에서 JJ 스펀(미국)에 3홀 합산 1오버파로 승리했다.
전날 악천후에 일몰로 치르지 못한 연장전(16~18번 홀)을 치른 두 선수는 매킬로이가 16번 홀(파5)에서 버디를 잡으면서 한쪽으로 기울었다. 매킬로이는 그러나 가장 어렵다는 아일랜드 그린의 17번 홀(파3)에서 보기를 범해 여지를 남겼다.
스펀은 16번 홀을 파로 막은 뒤 마의 17번 홀을 넘지 못하고 와르르 무너졌다. 티샷이 그린을 훌쩍 넘어가 물에 빠져 벌타를 받았고 그린에 진입한 뒤에도 퍼팅이 말을 듣지 않아 결국 트리플 보기를 기록했다. 순식간에 3타가 앞선 매킬로이는 18번 홀에서 티샷이 약간 빗나갔지만 침착하게 보기로 막으면서 우승을 확정했다.
이로써 매킬로이는 기복을 보이던 이 대회에서 2019년 이후 두 번째 우승을 일궈냈다. 매킬로이는 이 대회 6번째 연장전 승리자가 되며 우승 상금 450만 달러를 거머쥐었다. AT&T 페블비치 프로암을 비롯해 벌써 시즌 2승(통산 PGA 28승)을 달성한 매킬로이는 상금 부문 1위(971만9714 달러)로 도약했다. 매킬로이는 연장전을 앞두고 잘 맞지 않았던 신형 드라이버를 교체한 효과를 봤다. 집으로 택시를 보내 자신이 전에 쓰던 드라이버를 가져오게 한 뒤 완벽한 16번 홀 티샷을 때려냈다.
매킬로이는 통산 상금에서 우즈를 넘보는 위치로 올라서 의미를 더했다. PGA 통산 상금을 9970만9062 달러로 늘린 매킬로이는 꿈의 1억 달러까지 29만938 달러만 남겨놓았다. 나아가 우즈의 통산 상금(1억2099만9166 달러) 추월도 멀지 않았다. 현재 컨디션을 꾸준히 유지한다면 1~2년 내 우즈를 능가할 가능성이 커졌다.
내친 김에 매킬로이는 4월 마스터스 토너먼트를 통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바라본다. 매킬로이는 우승 인터뷰에서 "16번 홀에서 훌륭한 드라이브로 시작해 쉬운 버디를 잡았고 17번 홀에서도 좋은 스윙을 했다"며 "긴장했지만 노력한 보상을 받았다. 100% 상대로 오거스타(마스터스 대회장)에 가는 것이 다음 목표"라고 밝혔다.
준우승자 스펀은 전날 4라운드에서 한때 매킬로이에 3타차 앞서던 리드를 지키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게 됐다. 둘은 정규 라운드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동률을 이뤘다. 스펀은 2022년 발레로 텍사스 오픈 이후 통산 2번째 우승 도전에 실패했지만 272만5000 달러(약 39억5000만원)를 상금으로 챙긴 데 만족했다.
한국 선수들은 이번 대회도 부진했다. 김시우가 공동 38위(1언더파 287타)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고 상금 11만1250 달러(약 1억6000만원)를 받았다. 김주형은 공동 42위(이븐파 288타)에 머물렀고 안병훈 공동 52위(2오버파 290타), 임성재는 공동 61위(6오버파 294타)다. 5인방 중 이경훈은 컷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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