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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이복현 금감원장의 홍콩·베이징行, 실효성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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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아 기자

승인 : 2025. 04. 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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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을 앞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이번엔 해외 출장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습니다. 13일부터 홍콩, 베이징을 방문해 IR(투자설명회)를 가질 예정인데요. 이번에는 금융사 CEO(최고경영자)들과 동행하지 않고 비교적 조용히 일정을 소화할 예정입니다. 이번 해외 IR에서는 현지당국과 금융 관계자들을 만나 글로벌 경제 현황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자칫 '보여주기 식' 출장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 원장은 13일부터 15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홍콩과 중국 베이징에서 현지 금융당국 관계자, 해외 투자자를 만납니다. 최근 글로벌 경제·금융동향과 이슈에 대한 논의 등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원장의 글로벌 행보는 취임 때부터 주목을 받았습니다. 금융사 수장을 여럿 거느리고 금융정책을 직접 홍보하는 최초의 'K-금융 세일즈'하는 금감원장으로 말이죠. 이처럼 국내 정치 불확실성에도 금융당국이 시장 안정을 최우선으로 두고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해외 투자자들에게 피력한다면 금융시장 안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금융권에선 '금감원장 해외 출장의 실효성'에 대해 불안한 시선을 보냅니다. 이 원장을 비롯한 F4(최상목 경제부총리·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김병환 금융위원장)는 향후 2개월 간 미국발(發) 상호관세 정책 충격을 최대한 완화해야 하는 시급한 과제에 직면해 있는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빠져나가고 있는 건 국내 정치 상황이나 규제보다는, 미국 발(發) 상호관세 정책 등 대외적 영향이 더 큽니다.

이 원장의 임기는 두 달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조기 대선정국까지 돌입해 향후 금융정책 변동성도 큽니다. 현지 금융당국과 글로벌 투자자들은 사실 이 원장의 목소리보다는, 향후 2개월여 뒤 출범할 차기 정권의 금융정책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이 원장의 광폭 행보에 대해 불편한 시선을 보냅니다. "퇴임 후 다음 행보 감안한 것 아니겠냐"라는 의구심까지 나옵니다. 앞서 이 원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퇴임하면 민간에서 시야를 넓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언급하기도 했죠.

금융권은 작년 만해도 수익 다각화를 위한 해외 진출이 주요 화두였지만, 올해는 '확장'보다는 건전성·변동성 관리와 같은 '방어'에 온 힘을 다하는 분위기입니다. 트럼프 2기, 국내 조기 대선정국 등 대내외 리스크 속에서 국내 금융시장이 안정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무게감 있는 금융당국 수장의 모습이 필요해 보입니다.
최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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