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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 원장은 13일부터 15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홍콩과 중국 베이징에서 현지 금융당국 관계자, 해외 투자자를 만납니다. 최근 글로벌 경제·금융동향과 이슈에 대한 논의 등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원장의 글로벌 행보는 취임 때부터 주목을 받았습니다. 금융사 수장을 여럿 거느리고 금융정책을 직접 홍보하는 최초의 'K-금융 세일즈'하는 금감원장으로 말이죠. 이처럼 국내 정치 불확실성에도 금융당국이 시장 안정을 최우선으로 두고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해외 투자자들에게 피력한다면 금융시장 안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금융권에선 '금감원장 해외 출장의 실효성'에 대해 불안한 시선을 보냅니다. 이 원장을 비롯한 F4(최상목 경제부총리·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김병환 금융위원장)는 향후 2개월 간 미국발(發) 상호관세 정책 충격을 최대한 완화해야 하는 시급한 과제에 직면해 있는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빠져나가고 있는 건 국내 정치 상황이나 규제보다는, 미국 발(發) 상호관세 정책 등 대외적 영향이 더 큽니다.
이 원장의 임기는 두 달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조기 대선정국까지 돌입해 향후 금융정책 변동성도 큽니다. 현지 금융당국과 글로벌 투자자들은 사실 이 원장의 목소리보다는, 향후 2개월여 뒤 출범할 차기 정권의 금융정책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이 원장의 광폭 행보에 대해 불편한 시선을 보냅니다. "퇴임 후 다음 행보 감안한 것 아니겠냐"라는 의구심까지 나옵니다. 앞서 이 원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퇴임하면 민간에서 시야를 넓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언급하기도 했죠.
금융권은 작년 만해도 수익 다각화를 위한 해외 진출이 주요 화두였지만, 올해는 '확장'보다는 건전성·변동성 관리와 같은 '방어'에 온 힘을 다하는 분위기입니다. 트럼프 2기, 국내 조기 대선정국 등 대내외 리스크 속에서 국내 금융시장이 안정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무게감 있는 금융당국 수장의 모습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