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에 이름난 스님 8명에게 찾아가 그들이 깨우친 경지와 수행 방법, 일상생활 등을 들어보는 '선지식에게 길을 묻다'가 발간됐다.
불교 조계종이 펴낸 스테디셀러인 '불교 입문'과 '조계종 수행의 길 - 간화선' 등 여러 불교관련 서적의 기획과 필진에 참여한 조계종 총무원 박희승 차장이 낸 이 책에는 진제ㆍ혜정ㆍ고우ㆍ우룡ㆍ무비ㆍ근일ㆍ무여ㆍ혜국 스님이 등장한다.
혜국 스님은 깨달음 순간에 대해 "참선을 하다 졸고 또 졸고 하기에 어느 날 저녁에 다짐하고 머리에 발우(밥 그릇)를 올려놨는데, 눈을 뜨니 해가 뜨고 있기에 벌떡 일어나니 발우가 떨어지며 와장창 소리를 냈다"고 술회한 후 "그 찰나에 내가 없어져 버리더라고…. 이제 됐구나 싶어 온 산을 헤매고 다녔다"고 소개했다.
혜정 스님은 "화두를 참구하던 중 몸이 공중에 뜨는 듯한 경계(境界)를 체험했다"며 "지금까지도 그 평온함과 환희심(기쁨)은 떠나지 않는데, 그때 확실한 발심(마음먹음)을 했다"고 말했다.
우룡 스님은 "능엄경을 볼 때 부처의 제자인 아라한이 돼야 하고, 금강경을 볼 때도 제자인 수보리가 돼 부처와 직접 대화하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며 "불공이란 지금까지의 나를 되돌아보고 자신의 마음가짐과 언행을 반성하는 참회가 기본"이라고 조언했다.
저자는 "선과 수행의 개념 정리는 물론 참선의 진정한 가치와 의미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었다"며 "산중의 눈 밝은 수행자들이 들려주는 수행담을 통해 수행 과정에서 겪은 치열한 내면적 갈등을 아울러 엿볼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불교 용어에 익숙지 않은 비신자들도 문답 형식으로 쉽게 수행 얘기를 풀어간 덕분에 이해하기에 큰 어려움이 없다.
은행나무. 309쪽. 1만5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