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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째 따릉이 출근”…고물가에 MZ세대 ‘짠테크’

“6개월째 따릉이 출근”…고물가에 MZ세대 ‘짠테크’

기사승인 2024. 04. 25.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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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비·쇼핑 등 작년대비 크게 감소
구내식당 점심 이용하고 약속 줄여
'무지출 챌린지' '짠테크' 등 열풍
취업난·경기 불황 등 소비에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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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손모씨가 25일 오전 8시께 서울 서대문구 경희궁 자이3단지 따릉이 대여소에서  출근을 위해 따릉이를 대여하고 있다. /박주연 기자
"요즘 물가가 너무 비싸요. 이자도 비싼데 월급은 쥐꼬리만 하고, 어려운 시기엔 짠돌이가 될 수 밖에요."

25일 오전 8시께 서울 서대문구 교북동 경희궁 자이3단지 따릉이 대여소. 출근을 위해 대여소를 찾거나 자전거 반납하기 위해 오는 시민의 발걸음은 1~2분마다 이어졌다. 직장인 손모씨(36)는 "따릉이 타고 출퇴근한 지 6개월 째인데, 교통비와 외식만 줄였는데도 지출이 크게 줄어든 게 체감된다"며 "나 같은 사람들이 많은지 어느 때는 따릉이가 없기도 해 이를 알고 더 일찍 나와서 자전거를 타고 출근한다"고 말했다.

이날 우리나라 수출이 호조세라는 뉴스가 전해졌지만 시민들이 느끼는 내수 경기는 극심한 침체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 '삼고(三高) 현상'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MZ세대 사이에선 극단적으로 지출을 줄이는 양상의 이른 바 '짠테크(짜다와 재테크의 합성어)'가 확산하고 있다. MZ세대들은 '무지출 챌린지' '외식 줄이기' '앱테크' '구내식당 이용' '중고 거래 시장 활용' 등 다양한 형태로 소비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직장인들은 외식비를 줄이기 위해 약속을 잡지 않는가 하면 점심은 주로 구내식당을 이용한다고 입을 모았다. 여의도 직장인 유우성씨(31)는 "여의도에서 점심 한 끼 먹는데 최소 1만2000~1만3000원 들어서 구내식당을 주로 이용하거나 다이어트 겸 굶을 때도 있다"며 "커피는 회사 내 탕비실 커피로 대체했고, 저녁 약속도 일주일 한 번으로 줄여서, 전보다 겨우 20% 수준의 지출을 감소시켰다"고 말했다.

돈 버는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포인트를 모아 현금화하는 '앱테크'도 젊은이들 사이에서 열풍이다. 1만 보 걸으면 100원을 받는다거나 앱을 터치할 때마다 10원을 얻는 등의 서비스를 받기 때문이다. 대학생 이재용씨(25)는 "땅을 파도 10원 하나 찾기 어려운데 걸으면 운동도 되고 돈도 모을 수 있어 일석이조"라며 "목표를 달성할 때마다 해냈다는 성취감도 느낄 수 있고, 앱테크로 번 돈으로는 커피를 사마시며 스스로 보상을 받기도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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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의 지출은 식비와 패션·쇼핑 항목에서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관리 플랫폼 뱅크샐러드가 이용자 100만명을 무작위로 추출해 분석한 월별 소비 데이터에 따르면 20대 이용자 식비 항목 지출액은 지난해 2월 1690억원에서 올해 2월 1321억원으로 21.8% 감소했다. 술·유흥 항목은 226억원에서 158억원으로 30% 줄었고, 패션·쇼핑 항목도 583억원에서 498억원으로 14.5% 감소했다.

30대 역시 마찬가지다. 식비는 1475억원에서 1118억원으로 24.2% 감소했고, 술·유흥은 198억원에서 134억원으로 32.3% 줄었다. 패션·쇼핑은 509억에서 422억원으로 17% 줄었다.

전문가는 취업난과 경기 불황 등이 청년들의 소비 성향에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내수 침체가 이어지면서 소비와 투자가 줄어든 것인데, 전 세대가 소비를 줄이는 추세"라며 "고금리에 따른 물가상승 여파와 20~30대 일자리 감소가 지출 축소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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