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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인사이트] 인도 슈퍼리그와 축구 산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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첸나이(인도) 장원재 선임 기자

승인 : 2025. 01. 25. 09:00

인도 슈퍼리그, 민간기업이 별도 조직 만들어 축구협회 혁신
기존 I리그, 슈퍼리그 2부 리그로 자진 편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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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슈퍼리그 경기가 열린 자와하랄 네루 스타디움/ 사진=전형찬 기자
아시아투데이 장원재 선임 기자 = 지난 21일 인도 첸나이 자와하랄 네루 스타디움에서 열린 인도 슈퍼리그 첸나이 홈경기. 리그 선두팀 모훈 바간이 10위팀 첸나이와 0-0으로 비겼다.

인도 슈퍼리그(ISL)는 특별하다. 민간 기업이 별도의 조직을 만들어 기존의 축구협회를 혁신한 세계 유일의 사례이기 때문이다.

인도 슈퍼리그는 전인도 축구 연맹(AIFF), 인도 축구산업개발(FSDL)이 운영하는 인도 최상위 프로 축구 리그다.

2007년 인도축구협회는 최초의 전국 단위 프로 축구 리그인 I리그를 발족했다. 결과는 엄청난 적자를 떠안은 흥행 실패. 브랜딩과 마케팅 부족, 그리고 유럽 축구 해외중계 수준에 맞춰진 팬들의 눈높이를 만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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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와하랄 네루 스타디움의 VIP 출입구/ 사진=전형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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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석으로 올라가는 길에 라커룸을 재현해 만든 팬서비스 포토존/ 사진=전형찬 기자
인도 최대 재벌기업 릴라이언스(Reliance Industries)는 마케팅 기업 IMG와 스타 스포츠(Star Sports) 방송사와 제휴, 축구산업개발 주식회사(Football Sports Development Ltd.,)를 설립했다. 설립 취지는 '수익을 내고 상업화, 산업화에 성공한 축구리그'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인도의 절대 인기 스포츠는 크리켓이다. 야구와 미식축구 등이 시장을 선점한 미국에서 나름대로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메이저리그사커(MLS)가 벤치마킹 대상이었다.

2013년, 인도 슈퍼 리그 프로젝트 소식은 인도의 기업, 해외 투자자 및 인도 국내 셀럽들의 관심을 끌었다. 릴라이언스 그룹이 주도적으로 참여했기 때문이다.

첫 해 리그 기간은 불과 3개월. 은퇴 직전이나 막 은퇴한 해외 유명 선수를 데려오려면, 그 이상 기간의 연봉 지급은 수지타산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거금을 투자한 결과 알레산드로 델피에로, 프레디 융베리, 로베르 피레스, 다비드 트레제게, 니콜라 아넬카 등이 인도 슈퍼리그 소속 구단과 계약했다. 세계적인 축구스타를 보기위해 관중이 모여들었고, 세계 축구계에서도 인도 슈퍼 리그를 주목했다. 세계 축구계는 세계 인구 1위의 방대한 시장에 주목했다.

창설 3년만에 인도 슈퍼리그는 착근에 성공했다. 경기 수를 더해 시즌 지속 기간을 6개월로 확장했고, 참기팀도 8팀에서 10개 팀으로 늘렸다.

가장 문제가 되었던 것은 기존 I리그 및 FIFA(국제축구연맹), AFC(아시아축구연맹)와의 관계다. AFC와 FIFA는 기존 I리그의 역사와 정통성을 존중했다. 하지만 인기와 실력면에서 압도적인 인도 슈퍼리그를 무시할 수 없었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티켓 배분은 그래서 해결 불가능한 난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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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슈퍼리그 경기가 열린 자와하랄 네루 스타디움/ 사진=전형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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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와하랄 네루 스타디움 매표소/ 사진=전형찬 기자
최종 승자는 인도 슈퍼리그다. 이스트 벵골과 모훈 바간 등 I리그 정상급 두 팀이 2020-2021시즌 슈퍼리그 참가를 선언한 것이다. 2024-2025시즌부터는 I리그 자체가 인도 슈퍼리그의 2부리그로 자진 편입했다. 축구산업화를 지향한 세력이 기존 관행을 고수한 세력에게 완벽한 승리를 거둔 것이다.

릴라이언스 그룹의 행보는 대한민국과도 밀접하다. 2036년 서울 올림픽의 경쟁자 중 하나가 인도의 후보 도시이기 때문이다. 릴라이언스 그룹은 인도 슈퍼리그의 성공을 바탕으로, 인도 스포츠 전반을 개혁하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합리성, 개혁정신, 산업화 마인드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접근, 'IOC가 원하는 것'에 대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

인도 슈퍼리그의 결성과 성공은 릴라이언스 그룹의 전문성, 스포츠를 향한 열정을 증명한다. '인구 1위 대국'의 시장성을 내세우며 유치전에 나선다면, 2036년 서울올림픽 유치전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은 릴라이언스 그룹이 지원하는 인도의 한 도시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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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쉑 밧찬 첸나이 공동 구단주. 부자가 모두 볼리우드 톱 배우이며 아내도 국민배우인 인도의 최고 인기인이다.이런 셀럽들이 축구판에 들어오면서, 인도 슈퍼리그의 브랜드도 함께 상승하고 있다. / 사진=전형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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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자와하랄 네루 스타디움에서 열린 인도 슈퍼리그 첸나이 홈경기에서 만난 쉬레얀스 자인(15)은 한국에서 왔다는 기자에게 "손흥민"이라고 외치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사진=전형찬 기자
장원재 선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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